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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을 보내고 2024년을 맞이하다.
    일상 2024. 1. 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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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30(토)

     화이트 크리스마스 이후 뚝 떨어졌던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면서 눈을 계속 부르더라. 아침 내내 먼지인지 눈인지 모를 정도로 얇은 눈이 내리다가도 돌아서면 공중에 흩뿌려지는 솜사탕 같은 굵은 눈발이 몇시간째 오락가락 하더니 온 세상에 포근한 이불을 덮어버렸다.

     편의점 앞에는 누군가 이미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꼬마 눈사람의 축 쳐진 눈매와 올라간 입꼬리가 정감간다.☃️

     눈이 많이 오는 날은 등산화가 무적이다. 사실 겨울에는 눈이 오는 날 뿐만 아니라 외출할 때(출근제외)면 항상 등산화만 신는다. 방수 기능 덕분에 젖지 않으니 보온 효과가 확실해서 발도 안시렵고 걷기도 편하다. 편한게 좋다.

     모닝도넛과 모닝커피의 조합은 달콤하다. 모닝이라고 하기엔 늦은 시간인가 싶다가도 우리에게는 아점 먹을 때까지가 모닝 아니던가.(내 마음대로)

     눈으로 뒤덮인 벙커를 지나 전쟁기념관으로 향한다. 눈벙커를 처음보는 사람은 거인의 무덤이라 착각할지도 모른다.

     1시간이면 금방 다 돌아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넘쳐났다. 잊고 있었던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시금 기억할 수 있는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후 영화 ‘암살’을 다시 찾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적인 기록이 없었다면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표현과 기록의 욕구가 있다고 한다. 일기를 쓰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그러한 욕구의 실천이다. 시간이 흘러 이 블로그에 애정을 쏟은 결과를 볼 수 있길 바란다.

     책과 가까운 사이라고 말은 못해도 깔끔하게 정돈된 도서관은 차분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에 비하면 우주의 점 정도겠지만 도서관에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나를 다방면으로 감각적이고 지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남산타워가 공중에 떠있는 신비로운 광경. 위에서 내려다보면 반대로 이쪽이 안보이려나.

     창 밖의 어린 아이들은 추운 줄도 모르고 눈굴리기가 한창이다. 카페 간판의 해 그림과 ‘맑음’이라는 글자가 눈사람을 위협하고 있지만 강인한 눈사람이라 녹아내릴 걱정은 없다.

     책은 역시 만화책이지. 책으로는 처음 보는데 재미있네. 시간이 부족해서 다 못 읽었는데 다른 도서관 가면 이어서 읽을 예정이다.

     전쟁기념관 입구 광장에서 눈사람 만들기 대회가 열렸나보다. 별모양으로 마법진을 펼치고 서 있는 눈사람이 웃음 포인트.

     저녁은 숙대 앞의 한정식집으로 갔다. 하루종일 추운 날씨와 싸우며 돌아다녔기 때문에 만족하지 않을 수 없는 식사였다.

     든든하게 채운 배를 꺼뜨리기에 좋은 환상의 듀엣 혹은 콜라보레이션.

     여기는 퍼펙트스코어로 90점 넘으면 2곡을 서비스로 준다고 한다. 90점 계속 넘겨서 서비스로만 1시간 채우려다가 목관리 차원에서 적당한 선에서 끊고 나왔다.(서비스는 1번만 준다고 함)

     귀가 중 길거리에 코끼리가 싸질러 놓고 간 눈똥과 박살난 난쟁이 이글루 발견!!

     아파트 정문을 이렇게 꾸며놓은 줄 몰랐네.



    2023.12.31(일)

     이틀 연속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2023년의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뭔가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날이기도 하다. 보신각에서 종소리를 들으며 2024년을 맞이할 예정이다.

     해가 떨어지기 전부터 새해가 다가올 때까지 버텨야 하기 때문에 고기로 체력보충하고 시작한다.

     종각은 전야제 행사를 위해 준비가 한창이다. 연말 연초 화면으로만 보던 종이 여기 있다. 밤에 다시 오기로 하고 일몰을 보기 위해 남산으로 이동한다.

     길을 잃고 주인을 기다리다 청계천을 지키는 수호신이 된 인형. 아직도 수호하고 있으려나?

     곳곳에 트리며 알록달록한 장식이 많아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지 않았다.

     세트장 같은 테마거리는 포토존이 아닌 곳이 없다.

     참새가 방아간 못 지나가듯 팬시점에 들어간다. 눈 돌아가게 만드는 아이템들이 넘쳐나는 곳이다. 새해엔 달력과 다이어리를 사야 하는데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집에 돌아다니는 이면지를 쓰기로 하고 참는다.

     BTS와 손을 맞닿은 사이랄까. 동시에 이 곳을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과도 손을 맞닿은 사이가 되었다.

     남산으로 향하는 길이 지루하지 않다. 한국으로 여행 온 외국인들이 서울이 아름답다고 외쳐댄 이유를 알 것 같다. 한국여행 온 외국인처럼 감탄하면서 이동한다.

     같이 지나는 사람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다는 계단을 지난다. 그대를 베스트 프렌드를 넘어 소울 프렌드로 임명합니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남산타워. 남산도서관을 지나 둘레길로 올라가는데 등산화가 빛을 발할 때가 되었다.(문제는 체력)

     이제껏 다녀본 등산에서는 본 적이 없는 뷰다. 내가 남산을 다 와보다니.. 건물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히 들어찬 게 삭막해 보이면서도 시야를 넓게 바라보면 산과 하늘과 구름, 자연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없이 작은 존재라는 걸 깨닫는다. 야경도 보고 싶지만 다음에 오는걸로.

     2023년의 마지막 일몰. 항상 주변 사람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옵니다.

     이것도 화면으로만 보던건데 막상 눈으로 직접 보니 어느 특정 구간 일부분만 있는게 아니라 이동하는 길 울타리 전체가 철벽처럼 자물쇠가 둘러져 있어서 놀라울 따름.

     하산하는 길, 눈이 채 녹지 않아 얼어붙은 계단을 내려가면서 우당탕 넘어지지 않으려 애썼다. 큰 위기는 넘겼다.

     종각으로 향하는 길은 벌써부터 도로를 통제하고 행사를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이 많은 사람들은 어디서 온거냐?

     새해까지 시간이 한참 남아서 킬링타임을 위해 맥주집으로 간다. 흑맥주 한 잔씩 넘기고서 격하게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역시 슈퍼 I는 사람 많은 곳이 힘들다. + 집나온지 몇 시간??😵‍💫

     사람들이 분신술을 쓰는 것 같다. 어떻게 점점 더 불어나냐? 볼거리가 많아도 나는 집에 가련다. 사실 점심으로 고기를 먹은건 여기까지만 놀려고 먹은거다.

     종각역 종모양 디테일 귀염뽀작🔔

     충분히 연말을 즐겼으니 다음을 기약하며..



    2024.01.01(월)

     장보러 갈 때 마을버스를 타지 않으면 볼 수 있는 귀요미들. 순둥순둥해서 이사 온 날부터 우리는 친해졌다. 간식을 함부로 줄 수 없어서 미안한데 그래도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도 하다. 너네도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거라.(마음만은 주인)

     샌드위치빵으로 쓸 곡물식빵을 겟하러 산책겸 먼길을 걸어왔다. 일반 식빵보다 더 고소하고 식감이 좋아서 몇 달째 이 식빵만을 고집한다. 맛과 영양을 고려한 건강한 식빵이다.

     꽝꽝 얼어붙은 날씨를 대변하는 도랑. 옛날 시골집을 연상케 하는 정겨운 길이다. 야생동물까지 등장하면 완벽한데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발견할 수 없었다.(무슨소리?)

     우리는 우리 나름의 방식대로 새해를 즐긴다. 든든한 저녁 한상 + 조명 + 레드와인. 환상적. 치얼쓰~🍷

     안방극장이 상영 됩니다. 영화관을 가지 않는 이유 : 우리집 극장이 더 좋음.



    2024.01.03(수)

     백수 3일차 인터뷰 보러 가는 길. 비가 올 줄 알고 미리 우산을 챙겨 나왔다. 일기예보가 제 역할을 한 드문 날이다.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왠지 뿌듯. 눈치게임 승리.

     수십 개의 회사가 있는 으리으리한 빌딩에 도착했다. 점심시간 거리를 돌아다니는 직장인들 수만 봐도 건물 크기는 충분히 설명됐다. 고층이라 엘베를 오래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인터뷰 시간 기다리면서 먹는 간단한 점심. 추가로 곡물바, 소세지.

     결과적으로 인터뷰는 잘 봤는데 조건이 맞지 않아 패스. 뒤에 보러 간 곳은 부담스러운 곳이라 패스.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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